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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2 11:35:02 | Hit : 25084 | Vote : 116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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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길 위에서 죽어가는 동물들 (월간 함께사는 길, 2006. 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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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길 위에서 죽어가는 동물들
글/이상백 기자 leesb@kfem.or.kr
사진/이성수 기자 yegam@kfem.or.kr
지리산 고라니의 최후
오월의 중순, 벌써 와버린 초여름 같은 더위를 믿고 반팔로 나선 새벽 취재길은 뜻밖에 쌀쌀했다. 그래도 동살에 깨어나는 지리산을 보며 구례에서 남원으로 가는 길은 상쾌했다.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인 시골집들은 아름답고 평화롭기만 했다. 그러나 새벽의 평안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의 심장은 쿵쿵 뛰었고 목소리마저 떨려나오고 있었다. “저, 저게 뭐죠?”, “고라니여.” 다 큰놈이었다. 2차선 중앙에서 치인 듯 선홍색 핏자국이 거기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몸뚱이는 갓길까지 튕겨져 나와 있었고 머리 부위는 절반 이상이 함몰되고 없었다. 게다가 완전히 부러진 다리뼈마저 하얗게 드러나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충돌지점에서부터 세찬 기세로 흩뿌려진 뼛조각과 살점들은 충돌 당시 자동차의 무시무시한 속도를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었다.
새벽 어스름, 어둠이 미처 걷히기 전 지리산에서 내려온 그는 가드레일을 껑충 넘어 도로로 진입했을 것이다. 건너편으로 넘어가려던 그가 중앙분리대에 가로막혀 서성거리는 순간, 불빛은 두 눈을 잠깐 멀게 했을 것이고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버린 그를 차량은 피할 엄두도 못낸 채 그대로 질주하고 말았을 것이다.
이날 아침 구례-하동 19번 강변국도, 구례-남원 19번 산업도로, 남원-함양 88고속도로, 총 100여 킬로미터 구간에서 확인된 로드킬만 고라니 3마리, 청솔모 1마리, 직박구리 1마리, 쏙독새 1마리, 도저히 형체를 구분하기 힘든 새 1마리, 뱀 1마리, 두꺼비 3마리, 총 11건이었다.
http://hamgil.or.kr/bbs/zboard.php?id=200606&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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